작년에 방영하긴 했지만 늦게나마 보게 되었다.
유포니엄은 1기부터 굉장히 재미있게 봐온 작품이다. 교토애니메이션의 수려한 작화와 훌륭한 사운드가 인상깊었고, 과장되지 않은 연출과 청춘 성장물의 왕도스러운 전개는 결말이 대충 보이지만 재미있게 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3기의 논란의 결말은 굉장히 불편했다. 원작을 비틀어버린 3기의 결말을 결말만 바꿀게 아니라 3학년 전체의 이야기를 조금씩 다 바꿔야 하는 여러가지 장치가 필요하지만 굉장히 무리하게 진행시키는게 누가봐도 티가 났다. 하나하나 뜯어보자
1. 타키 노보루
우선 지도교사인 타키노보루
원작에 비해 각색이 되었다고 한다. 굉장히 무책임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이 인물은 지도교사이다. 어쨌든 취주학부를 이끌어가는 리더이다. 부장이라는 학생들의 장이 있지만 어쨌든 부를 전체적으로 컨트롤해야 직책에 있는 사람이고, 작품에서 어른이다. 100명 가까지 되는 부원을 모두 만족 시킬 순 없겠지만, 최대한 잡소리가 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유포니엄 솔로는 오마에 쿠미코로 선정했어야 한다. 3학년 때 전학 온 쿠로에 마유와 3년간 부에 매진해온 부장이라면 부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부장을 선정해야 한다. 최소한 잡소리는 나지 않게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냉정히 말하면 지도자 실격. 다른 리뷰에서 실력주의에 따랐다는 글을 봤는데, 작품 내내 나오는 소리는 쿠로에 마유와 오마에 쿠미코의 실력차는 없다고 꾸준히 나오고 있다. 마지막 오디션때도 다른 부원들의 투표가 동률이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의 지도교사로써 당연히 부장을 솔로로 선정해야 한다. 설령 실제로 한표차이의 실력차가 있었더라도 지도자로써 책임지고 콩쿨까지 실력을 끌어올려주면 된다. 그정도도 안되는데 지도자라고 할 수 있나?
어떻게 보면 쿠로에 마유보단 3기의 최종 빌런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2. 쿠로에 마유
사실 인물에 있어서 문제는 없다.
무난하게 완결나버릴 3학년 시기에 적절한 긴장감을 주기위한 아주 괜찮은 인물이다. 그런데 긴장감만 줘야 하는데 작품을 박살내버린게 문제이다. 우선 그 서사가 너무 부족하다. 쿠로에 마유가 솔로를 맡기 위해서는 적절한 서사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빌런에 불과하다. 작품 내내 먼가 불편한 소리만 하다가 12화에 잠깐 그 내용을 보여주는데 그거로는 너무나도 알멩이가 없는 서사이다. 마지막에 억지로 끼어 놓은 장치에 불과하다. 1화부터 꾸준하게 그 서사를 깔아주고 시청자들에게 '그래 쿠로에 마유가 솔로를 할 수도 있지' 라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야 했다.
3. 역클리셰 병에 걸려버린 제작진
원작을 각색하여 자신만의 색을 들어 내고 싶은것은 창작자로써 어떻게 보면 당연한 욕구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원한건 각색이지 작품의 박살이 아니다. 이건 작품을 박살내 버린거다. 무난하게 왕도적 전개로 끝내야 하는 작품을 역클리셰로 색을 남기고 싶었던가??
감독의 인터뷰에서 ' 오디션에서는 졌지만 마유라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었기에, '경기는 졌지만 승부는 이겼다' 라고 한다. 진짜 개소리이다. 3기 내내 이어지는 작품의 완성은 전국대회 금상이 아니라 유포니엄 솔로에 부각되어 있다. 그런데 무슨 승부를 이겼다는 소리가 나오는지...마유를 얻은건 아무 의미가 없다. 이 작품은 추후에도 계속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끝이다. 그냥 되는데로 변명한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작가는 원작 전개와 비트는 전개 모두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감독이라면 잘 판단했어야 한다. 비트는 전개로 할거면 서사가 부족하다. 12화로는 부족하다. 마유의 서사를 위해 24화로 추진해야 한다. 등등 여러가지 준비를 했어야 하는게 감독이다. 이왕 비틀거면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비틀어야지 나머지는 다 원작대로 가면서 마지막만 비틀어버린다고 되는게 아니다. 사실 교토애니메이션 사고로 인해 원 감독의 사망이 이러한 일을 초래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감독은 좀 더 반성했으면 한다.
4. 매우 불편하게 끝나버린 청춘 성장물
우리가 원하는 청춘 성장물의 왕도적 전개는 원작이다. 주인공이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이게 왕도이고 괜히 왕도라는 말이 붙는게 아니다. 1기부터 함께한 오마에 쿠미코가 마지막에 꺽여버렸다. 시청자는 이부분을 매우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작품의 주제가 실력주의라고 하는데, 우리 주인공은 훌륭히 성장했다. 다리를 달리면서 잘하고 싶다고 울던 1학년의 부족한 연주자가, 3학년 때 전학 온 에이스급 인물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자 되었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TVA 3기와 극장판 2개를 포함한 대장정의 끝으로는 너무나도 불편한 전개이다. 많은 시청자들은 이러한 결말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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