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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도구

[커피그라인더] 세테 270 사용기 - 홈카페용으로 애매..

by SunGod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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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찌아 클래식 프로하고 같이 구입하고 나서 약 3년간 거의 매일 사용했던 세테270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진즉에 할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늦게 되었다 ㅠㅠ 

 

전체적인 외관은 깔끔하다. 뭐 딱히 나무랄 데 없는 디자인이긴 하나, 요즘 나오는 그라인더가 굉장히 이쁘게 나와서인지 약간은 올드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게와 덩치가 있다. 

 

간단하게 외관에 대해 말해보자면, 분쇄 설정 게이지와 포터필터 받침대가 있다.

 분쇄설정은 큰 조절은 31단계, 미세조절은 9단계(A~I)로 조절이 된다. 그래서 270단계로 조절된다고 해서 세테 270이다. 미세조절 부분이 나름 유용하다. 굉장히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하고, 18g 분쇄 시 추출 시간을 2초 수준까지 미세조절로 조절이 가능하다. 근데 진짜 270단계로 조절이 되느냐!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3단계-A~B] 하고 [2단계-H~I] 는 어느 정도는 분쇄도가 좀 겹친다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비슷한 영역대가 존재한다고 느꼈다. 미세조절을 극한까지 돌리면 어느 정도는 중복되는 영역이 생기는 것 같다. 

 포터 필터 받침대가 있긴 한데, 여기다가 포터필터 받아서 쓰면 원두가루가 너무 많이 튀어서 그냥 사용하는 건 좀 어렵다. 그래서 나도 도징컵을 사용해서 원두가루를 받고 있다. 

 

 

적당한 크기의 호퍼가 달려 있다. 원두 차단막이 있어서 원두가 들어있어도 호퍼 분리가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난 막 샀을 때만 호퍼를 사용하고, 거의 싱글도징처럼 사용했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호퍼를 사용할만큼 대량의 원두를 단시간에 사용하지 않는다. 하루 한두 잔 소비하는 내게는 싱글도징이 더 잘 맞았다. 호퍼에 원두를 채워두면 산폐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밀폐용기에 원두를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적당량을 갈아서 사용했다. 

 두번째는 호퍼의 원두량을 가득 채웠을 때, 호퍼 중간량, 호퍼  마지막쯤에 올 때쯤 해서 계속해서 분쇄도가 변한다. 미묘하게 계속 분쇄도가 변하는데 가득 채웠을 때와 거의 다 썼을 때쯤 해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호퍼 가득 채워서 분쇄도를 맞춰두면 마지막쯤에는 분쇄도가 변해있다. 이건 어떤 원두를 써도 그랬다. 호퍼에 원두를 채웠을 때 원두의 무게 때문에 생기는 압력차인지... 호퍼가 달린 다른 그라인더 제품들도 이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홈카페에서는 호퍼를 사용하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컨트롤 부분은 심플하다. 싱글도징만 하기 때문에 타이머 기능은 사용하지도 않았다. 

타이머 사전설정이 세 개 가능한데.. 홈카페에서 얼마나 필요한 기능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쇄도 조절링을 돌리면 쉽게 분해가 된다. 청소는 매우 쉽다. 문제는... 이 제품은 잔량이 엄청나다는 것! 사실 이것 때문에 세테를 홈카페용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원두가 가득 끼어 있는 코니컬 버 근처이다. 

 

 

원두를 어느정도 털어내면.. 이렇게 원래는 구멍이 있다. 저기서 원두가 안 빠지고 항상 원두가 쌓여 있다. 

 

 

그 쌓여 있는 양이 정말 어마어마 한다. 항상 저 정도 양이 그라인더 내부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밀어내면서 사용해야 한다. 

 

 

잔량이 진짜 어마어마 하다. 

 

 

코니컬 버를 제거하면 아직 제거되지 못한 원두가루가 두껍게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저거까지 하면 잔량만 거의 1g  전후로 쌓여 있는 겄다. 청소하고 다시 그라인딩 하면 투입량 대비 1g 정도 토출량이 적다. 그 이후부터는 계속 밀어내어서 잔량과 새 원두를 같이 쓰게 된다. 하.. 이게 정말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코티컬 버 부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품이 플라스틱이다. 심지어 버를 구동하는 톱니조차 플라스틱이라서 자주 고장 나는 부위라고 하니.. 극한의 원가 절감인가?? 어쨌든 힘을 받는 부위들의 많은 부분이 플라스틱이라 내구성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고 한다.

 

그 외 장점으로는 빠른 분쇄속도이다. 20g 분쇄하는데 10초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속도와 비례해서 소음도 엄청나다. 

그리고 익히 알려져 있다 시피 분쇄는 기가 막히게 한다. 분쇄 균일도도 좋고 뭉침도 없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뽑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오히려 이 부분이 세테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커피 수십 잔 뽑을 것도 아니고 속도 좀 빠르다고 큰 장점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세테를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홈카페용으로 애매하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소규모 매장용이라고 하기에도.... 세테가 막 출시 되엇을때는 모르겠지만, 현재 와서는 홈카페용으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세테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야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비슷한 가격대의 싱글 도징을 사용하는 홈카페용 그라인더들이 정말 많다.  게다가 품질도 우수하다. 세테는 이제 포지션이 조금 애매하다. 소음도 크고 잔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홈카페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어렵고, 주요 부품들이 플라스틱이라서 내구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매장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어렵다.

 세테를 인터넷에서 많이 추천하기에 사설 액세서리들이라도 있을 것 같아서 구할려고 했는데, 거의 없다. 그 흔한 블로워 호퍼조차 구할 수가 없었다. 이미 홈카페용으로는 이거 구입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진 않다.(인터넷 추천도 옛날 글들에 많지 요즘 글들에 세테를 추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중고로 1년 미만으로 구해서 쓰는건 생각해봄직 하다. 중고로 지금 30만원 전후로 되는데 이정도면 쓸만하지 않나 싶다.

 

나도 이제 새로운 그라인더를 알아보고 있다. 세테가 내구성 문제가 있다고 해서 사실 고장 나면 갈아타려고 했는데, 매번 저 잔량을 볼 때마다 속이 터져서 안 되겠다. 싱글도징에 잔량도 없는 적절한 홈카페용 그라인더들이 최근에 많이 출시가 되어서 알아보고 있다. 끝판왕이라는 니체제로로 갈지, 니체 킬러라는 DF64로 갈지, 아예 알리발 그라인더로 갈지.. 흠 고민이 된다. 

 

어쨌든 홈카페용으로 세테는 비추천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좋은 그라인더들이 정말 많다. 

 

종합해보자면

 

장점

1. 깔끔한 분쇄 품질(가장 큰 장점)

2. 빠른 분쇄 속도

3. 미세한 분쇄도 조절 가능

4. 깔끔한 디자인

 

단점

1. 엄청난 잔량

2. 큰 소음

3. 내구성 문제

4. 호환 액세서리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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